[한국아파트신문] '전기차충전기 의무' 과제 끝냈지만 또 다른 숙제가…

작성일 :
2026-02-02 13:15:20
최종수정일 :
2026-02-02 13:15:20
작성자
경영지원실
조회수 :
69

"안전한 운영 위해 스마트설비 도입 비용 지원 필요"
'사고배상보험 의무화' 가입 주체 놓고 분쟁 가능성

공동주택의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 설치 유예기간이 1월 27일로 종료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높은 설치율에 만족하기보다는 또 다른 갈등 요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100세대 이상 기축 아파트에 부과된 ‘총 주차면의 2% 이상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준비해 온 단지들은 큰 동요 없이 안착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충전시설 미설치 이행강제금 부과라는 강력한 법적 제재 때문에 아파트 단지들의 설치율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수면 아래서는 급변하는 기술을 담아내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와 보험 가입 의무를 둘러싼 갈등이 진통을 예고하는 국면이다. 

◇새 기술 반영 안 된 충전기

유예기간 내 설치된 기기들 상당수가 단순히 전력을 공급하는 기초적인 충전 기능에만 충실했고 새로운 기술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관련 기술은 앞서가는데 제도는 4년 전 기준인 ‘설치 대수’에만 머물러 있는 셈이다.

입주민들은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충전시설의 설치 정도가 아니라 안전한 운영을 더 요구하는 추세다. 과충전을 제어하는 스마트 제어(PLC) 모뎀이나 실시간 온도 감지 센서, 화재 시 불길을 막는 질식소화포와 하부 주입식 살수 장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충전시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을 받아 설치한 기존 충전기는 의무 사용 기간 등 운영상 제약 때문에 임의 교체가 어렵다. 사업자로서는 무상 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아파트 측도 교체 비용 부담에 난색을 보인다. 

경기 화성시 모 아파트 A관리사무소장은 “법에서 정한 대수는 겨우 맞춘 상황인데 입주민들은 지하주차장 화재를 우려해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라거나 최신 안전 설비를 추가하라는 등 민원을 많이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설치한 구형 모델을 떼어내고 안전 설비를 보강하려니 아파트가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처지여서 결정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 모 아파트 B소장은 “화재 예방 기술 도입을 장려하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과거에는 단순히 충전기 숫자를 채워야 했고 현재는 최신 스마트 제어 충전기나 자동 소화 설비를 도입하는 상황인데 이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시점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충전기를 교체하려는 단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소장은 또 “현장에서는 영세 충전 업체의 부도로 설비가 방치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어 사후 관리를 보장할 수 있는 공적 관리 체계가 마련된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보험 가입 주체는 누구?

지난해 11월 28일부터 본격 시행된 ‘전기차 충전시설 사고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는 현장에 새로운 갈등을 던졌다. 전기안전관리법은 충전시설 관리자에게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제3자의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보험 가입을 강제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대인 손해 1인당 1억5000만 원, 대물 손해 사고당 10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보상 한도가 설정돼 있다.

문제는 법령상 가입 의무자인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관리자’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법에 명시된 관리자는 △충전사업자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자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다. 정부와 지자체는 유권해석을 통해 “아파트와 사업자(CPO) 간 사법상 계약에 따라 결정하라”거나 “일반적인 경우 충전사업자가 보험에 가입하고 사업자가 없는 경우에만 설치하는 자가 가입하도록 권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권해석에 따라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추후 대형 사고 발생 시 보험사가 ‘가입 주체 부적격’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지급 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민정 플러그링크 이사는 “보험 가입 주체를 둘러싼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가입 지연으로 인한 과태료 우려 때문에 추후 조정할 부분이 생기더라도 일단 회사에서 보험을 가입했다”며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충전설비가 완속인지 급속인지, 소유 형태는 어떤지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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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6-01-29 13: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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