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설비 유지관리자가 건축물 내 각종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기계설비법령에 따른 ‘임시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제도의 일몰이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토교통부가 명확한 후속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유지관리시장이 ‘아노미(무법·혼돈)’ 상태에 빠졌다.
특히 최근 기초지자체들이 일몰 예고를 안내하며 임시자격자의 자격 만료와 그에 따른 해임 및 신규 채용을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현장은 대혼란에 빠지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기계설비유지관리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전국 기초자치단체들이 관할 공동주택과 빌딩 관리주체를 대상으로 ‘임시 유지관리자 선임 유예기간 종료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공문의 주요 내용은 오는 4월 18일부터 관리주체는 정규 자격자를 선임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몰 연장’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공식적인 지침을 하달하지 않아 행정 현장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A아파트 관리소장은 “구청에서는 법령상 자격이 만료되니 사람을 새로 뽑으라고 독촉하는데, 임시자격을 갖춘 직원을 해임하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며 “과거 2G폰 서비스가 종료될 때도 정부가 적극 홍보했는데, 사안의 중대성이 다르지만 관련 업계의 혼란을 줄이려면 국토부도 재차 안내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묵묵부답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작년 연말에 연간계약과 인사 배치를 끝난 상태에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지친다”고 토로했다.
유지관리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오는 2월 임시자격제도를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2월은 너무 늦다”며 최대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관리자 인력 수급은 통상 1~2개월 이상의 공고와 면접 기간이 소요된다. 만약 2월에 연장 여부가 확정된다면, 이미 많은 현장에서 임시자격자들이 해임 통보를 받았거나 정규 자격자를 구하지 못한 채 공백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B기계설비유지관리업체 대표는 “정부가 시장에 주는 시그널이 너무 늦다”며 “1년 연장이 확정적이라면 지금 당장 발표해야 불필요한 해고와 구인난을 막을 수 있다”고 성토했다.
관련 업계는 혼란을 줄이려면 더 늦기 전에 국토부가 방향을 결정해 공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단순히 ‘연장 검토 중’이라는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연장기간과 향후 임시자격의 향방을 발표해야만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속히 후속 조치를 발표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