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신문] 세대 내 소방점검 믿을 수 없다 '75%'…원점에서 제도 재검토해야

작성일 :
2026-01-26 15:36:38
최종수정일 :
2026-01-26 15:37:55
작성자
경영지원실
조회수 :
92

세대 내 소방점검 믿을 수 없다 '75%'…원점에서 제도 재검토해야

아파트 입주민 화재 안전 조사 1

비전문가, 형식적 점검이 불신 키워
제도 전면 재검토 필요하다는 의견도

세대 내 부주의 등 여러 원인으로 아파트 내 크고 작은 화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는 여러 세대와 설비가 밀집된 구조로 화재 발생 시 급속한 연소작용이 일어나고 공용부를 통한 연기와 화재의 확산으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 이에 본지는 주생활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최근 진행한 ‘아파트 화재 안전 및 예방 의식 수준 조사’(이하 화재 조사)를 통해 아파트 화재와 관련한 입주민의 세대 내 소방점검 관련 인식, 화재 예방 및 안전 의식, 화재예방활동 요구도 등을 살펴본다.

이 조사 대상 단지는 2024년 연구소 입주민 패널로 모집한 강서마곡엠밸리9단지 등 7개 단지와 화재 예방 안전 우수 인증 단지인 천안불당푸르지오1단지다. 천안불당파크푸르지오1단지 입주민 68명과 연구소 입주민 패널 7개 단지 입주민 189명 등 총 257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성별, 연령, 자녀 유무 및 연령대, 거주 층수, 단지명 등을 기입하는 구조화된 설문지에 응답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세대 내 소방점검 관련 입주민 인식을 들여다본다.

 

[아파트관리신문=양현재 기자] “아파트 입주민들이 세대 내에 설치된 소방시설을 직접 점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서울 강남구 모 아파트 A관리소장

2022년 12월 시행된 개정 소방시설법령에 따르면 공동주택 입주민, 관리사무소장 등에게는 세대 내 소방시설 점검의무가 부여됐다. 또한 단지별로 2022년 12월 1일 이후 처음 도래하는 사용승인일이 속하는 달에 실시한 점검일부터 2년 이내에 전체 세대점검이 완료돼야 했다.

지난달 19일 소방청은 장기 부재 등의 이유로 점검하지 못한 세대, 경기 침체로 인한 서민 부담, 안전 문화 확산이란 제도 취지를 고려한 조치라며 공동주택 세대 내 소방점검 과태료 부과 유예 기간을 올해 11월 30일까지로 1년 더 연장했다. 지난 2024년 11월 첫 세대 내 소방점검 기간 유예 조치 이후 추가로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이처럼 개정 소방시설법령에 공동주택 세대 내 소방점검 의무가 추가된 후 소방당국은 제도의 실질적인 시행을 망설이고 있다.

세대 내 점검 불신 높아
신뢰도 높일 방안 필요해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설문 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입주민들의 세대 내 소방점검에 대한 낮은 신뢰도다. 세대 내 소방점검의 어려운 점을 묻는 문항에 조사 참여자 34.5%(57명)은 ‘비전문가인 입장에서 스스로 점검한 결과에 대한 신뢰가 부족함’을 꼽았고 23%(38명)의 응답자는 ‘점검방법을 몰라 형식적으로 수행한다’고 답했으며 17%(28명)의 응답자는 ‘소방시설 점검표에 기재된 설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움’을 선택했다. 또한 고령층과 여성이 남성·청년층 대비 세대 내 소방점검의 어려움을 보다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점검 결과에 대한 신뢰 부족, 형식적 점검 수행, 점검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한 조사 참여자가 74.5%에 달해 대다수 입주민이 세대 내 소방점검의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국회 및 행정안전부 등이 소방시설법령 개정 이유로 꼽은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체계적인 화재 예방정책을 추진한다’는 설명과 전혀 상반되는 것이다.

또한 조사 참여자들은 입주민이 직접 세대 내 소방점검을 수행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54.1%(139명)의 응답자가 ‘실효성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실효성이 없다’는 응답자 가운데 104명은 ‘실효성은 없지만 입주민이 직접 점검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화재 예방 안전 우수 인증 단지인 천안불당푸르지오1단지의 경우 관리직원이 입주민과 함께 세대 내 소방점검을 실시하고 있어 점검의 실효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7.1%에 달해 조사 대상 다른 단지 대비 대단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이를 ‘소방시설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입주민이 단독으로 점검을 수행하는 것보다 관련 지식을 갖춘 관리직원과 함께 수행했기에 신뢰도가 향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박병태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경기도지부장은 “전문가도 아닌 입주민이 세대 내에 스프링클러, 화재감지기를 살펴본다고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아닌지 가려낼 수 없다”며 “정말 공동주택 화재 안전이 우려된다면 가스 점검하듯 소방시설 점검을 정기적으로 추진해야지 입주민과 관리주체에 소방시설 점검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만 만든 것은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사회적, 문화적 변화로 맞벌이 부부, 1인 세대, 고령자 등의 증가로 세대 내 소방점검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차라리 공동주택에 화재 안전 교육을 진행하는 등 사적자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활동 점검 영향 커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설문 결과 아파트 입주민 사이 세대 내 소방점검에 대한 인식 부족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대 내 소방점검 실시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64.2%(165명)의 조사 참여자가 ‘세대 내 소방점검을 실시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7%(18명)의 참여자는 ‘관리직원 또는 소방점검 업체직원이 세대 내 소방점검을 실시했다’고 응답했다. 14.4%(37명)의 참여자는 ‘소방점검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같은 수의 참여자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전체 조사 참가자 가운데 29.2%(75명)이 세대 내 소방점검 의무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이러한 소방점검 의무에 대해 연령대가 높을수록, 남성이 여성보다 잘 인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화재 예방 안전 우수 인증 단지인 천안불당푸르지오1단지는 인지율 80.9%를 기록해 평소 화재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노력이 입주민의 세대 내 소방점검 인지 여부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단지는 입주민의 세대 내 소방점검을 돕기 위해 단지에 설치되지 않은 소방 설비를 표시하고 점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또한 점검 관련 민원이 발생할 경우 관리직원이 입주민과 함께 세대 내 소방점검을 실시하면서 화재 예방과 관련된 간략한 교육을 진행했다. 더불어 점검 미실시 세대에 대해 문자메세지 및 전화를 통해 점검을 안내해 입주민의 세대 내 소방점검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세대 내 소방점검과 관련해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공동주택 세대 내 소방점검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 혹은 대대적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은택 대주관 정책실장은 “법 개정 당시 밝힌 ‘화재 피해 저감 및 체계적 화재 예방 정책 추진’을 달성하기 위한 제도 개선 의견을 주무 부처에 제출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사항인 만큼 세대 내 소방점검을 입주민과 관리사무소에 맡기고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이를 관리·감독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재원을 투입하고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검 개선 예시로는 가스·전기 등을 점검할 때 소방시설도 함께 점검한다거나 이사 과정에서 진행하는 중개 대상물 확인에 세대 내 소방시설을 포함시키는 방법 또는 지자체가 보유한 시설관리공단 등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방법 등이 있다”며 “현행 50만원의 점검 미실시 과태료를 1차 미실시의 경우 ‘경고’ 처분 후 2차 미실시부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과태료도 5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추는 등 과태료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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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13: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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