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 '입주자 직원 제한' 관리준칙…평등원칙 위반 논란

작성일 :
2026-01-13 13:11:19
최종수정일 :
2026-01-13 13:11:19
작성자
경영지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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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경일시론]‘입주자 직원 제한’ 관리준칙…평등원칙 위반 논란

동일한 국가자격을 취득했음에도 지자체에 따라 취업 여부가 갈린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 헌법 제11조가 보장한 평등원칙에 배치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경남·경북·대구 3개 시도의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이 자치관리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 등’에 대한 취업 제한 규정을 10년째 유지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위 법령에도 없는 취업 제한을 특정 지역에서만 적용해 동일한 국가자격을 취득한 주택관리사(보)들의 직업 선택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문제의 조항은 경상남도·경상북도 관리규약 준칙 제41조와 대구시 준칙 제44조로, “해당 공동주택의 입주자 등은 자치관리기구의 직원(관리사무소장을 포함한다)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남과 경북은 2016년 개정 과정에서 이 조항을 반영했고, 대구시 역시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반면 서울·부산·경기 등 나머지 14개 시·도의 관리규약 준칙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같은 법체계 아래에서 특정 지역만 다른 잣대를 적용받는 이유를 행정은 아직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제한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공동주택관리법과 시행령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의 관리사무소장·직원 겸직뿐이다. 이는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다. ‘해당 공동주택의 입주자 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치관리기구의 직원이 될 수 없도록 한 규정은 상위 법령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법이 정하지 않은 제한을 지자체 준칙이 자의적으로 덧붙인 셈이다. 행정 편의를 위해 법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조항이 초래한 결과는 분명하다. 동일한 국가자격을 취득했음에도 거주 지역에 따라 직업 선택의 가능성이 달라진다. 양산에 거주하는 한 주택관리사(보) 합격자가 최근 국가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과 진정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같은 자격을 갖고도 지역에 따라 자치관리 단지 근무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개인의 불만을 넘어 제도의 정당성을 묻는 문제다.

공동주택관리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공동주택관리법이 금지한 것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의 겸직이지, 입주자 전체를 배제하라는 취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해당 단지의 구조와 주민 특성을 잘 아는 입주자 출신 관리 인력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해충돌이 우려된다면 감독과 절차를 강화하면 될 일이다. 가장 손쉬운 방식인 ‘일괄 배제’를 택한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라 보기 어렵다.

경남의 경우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록 회원만 1900여 명에 이른다. 이 조항 하나로 상당수 전문 인력이 자신이 거주하는 자치관리 단지에서 일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주택관리사 뿐 아니라 일반 관리직원들 역시 차별을 당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 전문화와 활성화를 말하면서, 인력 활용은 지역 경계로 가로막는 상황이다.

사실, 관리규약 준칙은 법률로 강제되는 규정이 아니다. 지자체가 공동주택 단지의 여건에 맞춰 관리규약에 반영하도록 제시한 행정 기준에 가깝다. 그렇기에 더욱 헌법과 상위 법령의 기준에 충실해야 한다. 헌법이나 상위법의 취지를 벗어난 준칙은 그 자체로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말 그대로 ‘준칙’이라는 이유로, 각 아파트 단지에 알아서 판단하라며 문제를 떠넘길 사안도 아니다. 기준이 잘못 설정됐다면 선택의 문제로 돌릴 것이 아니라, 기준 자체를 바로잡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차별을 방치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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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9-03-14 17: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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