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기업 넘어 사회 전반으로…회계기본법 제정 논의 본격화

작성일 :
2026-05-14 11:38:39
최종수정일 :
2026-05-14 11:38:39
작성자
경영지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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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회계학회·한국감사인연합회, 회계인공동포럼 개최
여야 발의안 비교 검토…적용 범위·감독 체계 쟁점 부상

 

기업 넘어 사회 전반으로…회계기본법 제정 논의 본격화

 

회계기본법 제정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영리기업 중심으로 발전해 온 회계·감사 제도를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학교법인, 공동주택 등 사회 전반으로 확장해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회계학회와 한국감사인연합회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공인회계사회관에서 ‘우리 사회 전반의 투명성 향상을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회계인공동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안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안 등 국회에 제출된 회계기본법 발의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계기본법 제정의 의의를 입법적·규범적·경제적·사회적·행정적 측면에서 제시했다. 권 교수는 회계 투명성 문제가 특정 기업이나 자본시장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공공기관, 비영리법인, 학교법인, 협동조합, 공동주택 등 사회 전반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행 회계 관련 법제가 외부감사법, 공공기관운영법, 사립학교법, 신용협동조합법, 공동주택관리법 등 개별 법률에 흩어져 있어 회계 기준과 감사·공시 체계가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사한 성격의 조직이라도 소관 법령에 따라 회계정보의 생산, 검증, 공개 수준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같은 구조가 회계 사각지대와 중복규제를 동시에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조직의 특수성은 개별법에서 반영하되, 회계정보의 신뢰성 확보, 이해관계자 보호, 감사와 공시의 기본 원칙, 감독 체계의 정합성 등은 국가 차원의 기본법에서 공통 기준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특히 권 교수는 회계기본법이 단순한 선언적 법률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계 투명성을 국가적 가치로 공식화하는 동시에, 회계 관련 법령의 정합성을 높이고 회계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회계 관련 정책과 감독 기능이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는 만큼, 부처 간 조정 기능을 갖춘 회계정책 기구의 필요성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두 발의안의 차이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박찬대 의원안은 국무총리 소속 회계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회계정책의 기본 방향과 법령 정합화에 초점을 둔 반면, 최은석 의원안은 국가회계위원회와 회계감독원 설치 등 독립적인 감독체계 구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됐다.

적용 범위도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회계기본법을 모든 법인과 단체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지만, 적용 대상을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면 회계 사각지대 해소라는 입법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직의 규모, 공공성, 이해관계자 수, 외부자금 의존도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자들도 회계기본법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법안 설계는 정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환 중앙대 특임교수는 회계기본법이 기존 제도를 대체하거나 모든 영역을 기업회계식으로 동일화하는 법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개별법이 가진 목적과 특수성을 존중하면서도 회계정보의 신뢰성, 이해관계자 보호, 감사와 공시의 최소 원칙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계기본법이 일관된 회계정책을 추구하되 단체별 특수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주무관청의 1차적 감독 권한은 유지하되, 회계기본법 주무관청이 간접적·조정적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김철희 한국공인회계사회 공공·비영리본부장은 회계기본법의 본질은 규제 확대가 아니라 제도 정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회계제도가 개별 법령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회계 사각지대와 중복규제를 동시에 낳고 있다며, 회계기본법은 분산된 제도를 국가 차원의 기본 원칙 아래 정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장은 회계기본법을 “회계 생태계 신뢰를 높이는 사회적 인프라법”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법의 초점이 특정 직역의 권한 확대가 아니라 투자자, 소비자, 국민 등 정보 이용자 관점에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DART, 홈택스, 지방재정365 등에 흩어진 회계 정보를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합 검색 플랫폼의 법적 근거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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