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관리가 미래 주거 핵심…교육, 제도 지원 확대 시급"
[기획] '공급'에서 '관리' 우선으로 (4) 하원선 대주관 협회장 인터뷰
기존 건설-공급 중심 주택 정책, 유지-관리로 전환해야
적절한 유지, 보수가 재건축 따른 비용, 환경 부담 줄여
'한마음 대축제' 통해 주택관리사 제도 인식 확산 기대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
“이제는 공동주택 관리 중심의 시대로 나가야 합니다.”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협회장은 2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 기념 ‘한마음 대축제’를 계기로 주택관리사 제도를 알리고 공동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주택 정책이 여전히 건설-공급 중심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관리 분야에 대한 지원과 인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 협회장을 만나 공동주택 관리 정책의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 행사가 전국 통합 개최됐다.
“협회장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전국 17개 시도회를 통합한 대규모 행사를 구상해 왔다. 우리나라 국민의 70% 이상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주택관리사 제도와 역할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주택관리사 제도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행사에서 무엇을 강조했나.
“이제는 ‘관리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택 정책은 건설과 공급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관리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 기존 주택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한다. ‘공동주택 관리가 미래 주거 정책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관리 중심 시대’에서 협회 역할은.
“관리 중심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심을 잡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주택관리사법 제정을 추진하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AI 시대에 맞는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주택관리사 제도를 해외에 전파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현재 대주관은 △공동주택관리 전담 부서 신설 △과태료 규정 재정비 및 현실화 △관리업무 표준화 △관리사무소 필수업무종사자 지정 △공제사업 실적 증대 등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 최우선 정책 과제는.
“건설-공급에는 많은 예산이 투입된 반면, 관리 분야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 장기적으로 공동주택을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하고 주거 환경의 질도 높일 수 있도록 교육과 제도 운영 및 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 등 관리 역량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 협회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점검-감독 중심 개입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현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현장에서 관리종사자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
-관리가 공급의 대안이 될 수 있나.
“1980년대 후반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30~40년이 지나 재건축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철거하고 다시 짓는 것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기존 주택을 잘 관리해 오래 사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적절한 유지-보수 투자로 건물 수명을 연장하면 재건축에 따른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적은 비용 투자를 미루다 보면 노후화가 빨라지고 결국 재건축 시점도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정당 차원에서 관리 공약이 나왔다.
“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공약으로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관리비 절감’이라는 표현에는 다소 우려가 있다. 단순한 절감은 자칫 인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리비 절감보다 ‘효율적 사용’이라는 접근이 적절하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지식산업센터 등에도 전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설들이 의무관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발표한 공약 가운데 지역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확대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하 협회장은 “단순한 감독기구가 아니라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협회장은 “공동주택 관리에서 부족한 부분을 발굴해 지원하고, 자연재해나 화재 등 대형 사고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현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컨설팅, 상담 기능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국회와의 소통은.
“협회가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해 온 점이 국토교통부의 신뢰를 쌓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단순 건의에 그치지 않고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며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이다. 국회 역시 의원과 보좌진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꾸준히 제공하며 소통하고 있다.”
-임기 내 목표는.
“우선 장기수선계획 수시 조정 완화와 관련한 법안이 통과되길 기대하고 있으며 주택관리업자 재계약 시 입주자 과반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사업주체가 작성한 장기수선계획서 검토를 협회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추진과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교육을 협회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이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