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파트신문] 경력-전문성 쌓아도 급여 제자리?…"소장 '표준임금' 기준 필요"

작성일 :
2026-03-18 11:19:10
최종수정일 :
2026-03-18 11:21:05
작성자
경영지원실
조회수 :
30

[기획] 주택관리사 근로환경 실태 (3)임금 문제
"현 급여 부족" 61% 달해…'체계적 인상 인정' 9%에 그쳐
"실태조사 통해 기준 마련해야 처우개선-정책 자료로 활용"
"관리현장 특수성 반영 필수…근무환경 등 종합조사 바람직"

“다른 직종과 달리 주택관리사들의 급여를 결정하는 건 경력이나 전문성이 아닙니다. 지역이나 단지 규모,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견에 좌지우지되는 편이죠. 최저 수준의 임금과 처우에도 최고의 서비스와 능력을 요구받는 주택관리사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올해 임금이 인상 없이 동결로 결정됐다는 경기 모 아파트 A관리사무소장의 한숨 섞인 말이다. 그는 “유독 소장을 비롯한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들의 임금 책정에는 최저임금과 물가상승률조차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상당수의 공동주택 소장들이 현재 급여와 급여 인상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아파트신문이 전국 주택관리사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급여가 경력 및 전문성에 비해 부족하다고 답한 비율은 61%에 달했다. 경력이 쌓일수록 급여 인상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9%에 그쳤다.

급여가 적정하게 책정되지 않는 주된 원인으로는 ‘입대의와 입주민의 인건비 및 관리비에 대한 과도한 통제’가 꼽혔다. 주택관리사 B씨는 “경력에 걸맞은 급여는 요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오히려 소장이 오래 근무하면 급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짐작해 입대의가 위탁사에 소장 교체를 요청하기까지 한다”고 설문에 답했다.

소장의 급여를 낮추거나 동결하면 실제로 관리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관리전문가들은 “과도한 인건비 감축은 오히려 더 큰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 C소장은 “임금이 적정 수준에 못 미치는 단지에는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소장들이 유입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관리비가 절감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인력 유출과 관리 연속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택관리사의 적정 임금 관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택관리업계에서도 다른 업계처럼 임금 실태조사와 표준임금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건설, 엔지니어링, 측량 등 여러 업계에서 임금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업계 특성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고서들은 공통적으로 평균 임금, 연도별 임금 증감률, 임금 동향 등의 분석 결과가 담겨 있으며 이를 노사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의 경우 지난해 12월 조사결과를 2026년용으로 공표했다. 기술자를 초급숙련기술자에서 기술사까지 8단계로 구분하고 기술부문을 기계·설비, 전기, 건설, 원자력 등 7개로 나눠 월평균 20.3일 근무 기준으로 하루 평균 임금을 19만여 원에서 58만여 원으로 하는 표를 제공했다.

경북 D소장은 “주택관리업계에도 임금 실태조사를 통해 표준임금 기준이 마련된다면 이를 입대의와의 임금 협상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실태조사 자료가 주택관리사의 처우 개선과 공동주택 관리 정책 수립의 근거자료로도 쓰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E소장 역시 “평균 급여가 공개되면 입대의와 입주민을 상대로 주택관리업계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아파트 관리업계를 둘러싼 ‘소장이 해먹는다’는 식의 오해와 편견을 줄이고 주택관리사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임금 실태조사가 오히려 급여 관련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평균 급여가 공개될 경우 다른 단지와의 비교가 쉬워지면서 입대의·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경기 F소장은 “관리현장에서는 예산안을 작성하는 시기가 되면 급여 인상률 등을 확정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인근 단지들과 관리직원 임금 관련 자료를 공유해왔다”며 “좋은 의도로 나누던 자료였지만 요즘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아 공유를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입대의가 이 자료의 숫자만 비교하며 ‘인근 단지보다 우리 아파트 관리직원 급여가 높다’면서 임금 동결을 결정한 사례도 있다”며 “이런 비공식 자료도 직원 급여에 영향을 주는 상황인데 전국 단위의 임금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어떤 파장이 있을지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고 말했다.

관리전문가들은 임금 실태조사가 관리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조사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관리전문가 G씨는 “주택관리사들의 우려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임금 실태조사 설계 시 공동주택 관리현장만의 특수성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며 “단지마다 다른 업무 특성과 강도, 각종 여건 등을 반영한 구조적이고 세분화된 조사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금 실태조사가 주택관리사의 임금 협상 기준을 만들기 위한 게 되면 안 될 것”이라며 “관리현장의 근무 환경과 업무 부담, 민원 정도 등 종합 실태조사를 통해 개선방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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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13: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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